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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만한물가

귀소본능(歸巢本能)

  • 관리자
  • 조회 : 306
  • 2022.06.17 오후 06:31

귀소본능(歸巢本能)

 

  “코로나로 인해 발이 묶여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타국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이미 떠났는데 지구촌에 코로나가 창궐하자 돌아갈 수 있는 항공편이 없었습니다. 원치 않는 선택이지만, 어쩔 수 없이 기다려야 했습니다. 코로나가 어느 정도 잠잠해지듯 했지만, 이번에는 몸이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비행기에 몸을 실을 정도의 건강이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생각은 고국을 향한 그리움으로 가득했습니다. 여러 차례 항공편을 연기했지만, 이제는 때가 되었습니다. 고국으로 돌아가기로 마음을 단단히 먹었습니다. 주치의도 반대했지만, 하나님께서 부르시면 천국에 갈 준비도 하였습니다. 육신의 장례 절차도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교회에 가서 들려줄 얘기도 많이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가야 합니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우리나라로 돌아오고자 하셨던 임종순 장로님의 생각을 글로 옮겨보았습니다. 따님 댁을 방문하여 얼마간 뉴질랜드에서 생활하시다가 코로나로 2년여간 발이 묶여 계셨던 장로님이 지난 610일 고국에 오셔서 이틀 만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향년 93세를 일기로 하나님의 품에 안기신 장로님은 때를 감지하고, 인생의 마지막에 고국의 품으로, 교회의 품으로, 그리고 주님의 품으로 가고자 했습니다. 동물들도 먹이를 찾아 멀리 나갔다가 때가 되면 고향으로 돌아오기 마련입니다(8:7). 성경은 인간의 육체는 흙에서 왔기에 흙으로 돌아간다고 말씀합니다(3:19; 34:15; 146:4). 하나님이 창조하시고, 하나님이 선택하신 인간은 결국 하나님의 품으로 안기게 됩니다. 하늘에 있는 영원한 집을 찾게 됩니다(고후 5:1~2). 그것이 귀소본능(歸巢本能)입니다.

 

  故 임종순 장로님은 죽음을 예감하고 천국에 갈 준비를 하신 분입니다. 귀국하기 전에 6.25 참전용사로 장례를 준비하면서 미리 호국원 등에 안장하는 방법을 문의하셨습니다. 임 장로님은 달려갈 길을 다 마치고 믿음을 지킨 분이십니다. 내가 갈 곳이 천국이라는 것을 일찌감치 아시고 의의 면류관을 기다리신 분이십니다(딤후 4:8). 영적인 귀소본능을 가지고 임종예배와 함께 크게 아파하지도 않고 잠이 들듯이 영원한 나라, 천국으로 가셨습니다.

 

  임 장로님을 떠나보내며 다시 한번 인생을 돌아보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믿음으로 구원의 부르심을 받은 영혼은, 사명 앞에서 한 번 더 부르심을 받고, 마지막에 천국으로 부르심을 받습니다.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라면 세월이 흐를수록 세상을 향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귀소본능을 갖고 하나님께로 돌아와야 합니다. 인생의 마지막 문제인 죽음의 문제를 해결한 사람은 죽음을 두려워하거나 혐오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죽음으로 맞이하게 될 천국을 기대하고 소망합니다. 영원한 세계의 목적지를 알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어제 죽은 사람이 그토록 갈망하던 내일이라는 말이 있듯이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알고, 나의 욕심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유수(流水)와 같은 세월 앞에 어느 누가 젊음을 자랑할 수 있겠습니까? 앞으로 살아갈 날 가운데 가장 젊은 날인 오늘, 더욱 뜨거운 삶의 예배가 필요합니다. 부끄럽지 않은 하나님의 자녀로서 하나님의 품에 안겨야 합니다.

 

담임목사 서계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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